Thursday, September 20, 2018

북녘 경제읽기 상점 : 네이버 블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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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생활

북녘 경제읽기 상점

아영스

2005. 2. 17. 14:50


'개인상점' 허용 상점간 판매경쟁 뜨거워
북녘 경제읽기 상점





민족21 minjog21@minjog21.com






북은 나선시 경제특구 내에서 개인이 상점과 식당 등을 당국으로부터 임대받아 경영할 수 있도록 하는 조치를 취했다고 한다. 상설 종합시장인 통일거리시장에도 개인판매대 입점을 허용했다. 북의 상업유통체계와 최근 상점에 불고 있는 변화 바람을 살펴본다.



남쪽이나 해외에 있는 사람이 북에 있는 상점에 자본을 투자하고 북에 있는 친척을 지배인(CEO)으로 앉힐 수 있습니까?
“그 친척이 지배인 할 수 있는 능력이 있고 종업원들에게 인정을 받을 수 있다면 가능하겠죠.”
경제특구인 나선시에는 ‘개인상점’도 등장했다고 하던데요?”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개인상점’이라는 것은 개인 소유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국가기관이나 협동단체 소유의 상점을 개인이 일정한 ‘사용료’를 지불하고 (위탁)경영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누가 경영하냐는 것보다 실리를 내는 것이 중요하지 않겠어요?”
2003년 9월 평양을 방문했을 때 민족화해협의회의 한 고위관계자와 나눈 대화 내용이다.
북 당국이 ‘실리 사회주의’를 표방하면서 국영상점 중심에서 약간의 변화가 예상돼 주목된다.

“개인 소유 상점은 없다”

평양을 방문해 거리를 지나다보면 수많은 상점과 식당, 편의봉사소 등의 간판을 만날 수 있다. ‘물고기상점’ ‘남새상점’ ‘공업품상점’ ‘식료품종합상점’ 등을 쉽게 볼 수 있고, 화학공업성직매점, 금속기계성직매점, 은하총국직매점 등 내각의 각 기관과 무역업체 등에서 운영하는 직매점과 직매분소들도 눈에 들어온다. 특히 2000년대에 들어와서는 거리거리마다, 지방마다 남쪽의 노점상 비슷한 ‘매대’(판매대)를 거리에서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저 상점은 개인이 운영하는 겁니까.
“기관이나 협동단체에서 운영하는 것입니다.”
거거리에 나와 있는 매대도 그렇습니까?
“물론이죠. 저 매대들도 종합상점이나 인민봉사총국 등에서 운영하는 것입니다.”
결론적으로 아직까지 북에는 개인소유의 상점은 없다. 다만 해외투자를 유치하거나 돈을 번 개인이 위탁경영을 할 수 있는 조건이 만들어지고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상점은 상품 공급에 역점

북의 상점운영을 구체적으로 이해하려면 우선 북의 상업유통체계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북에서 상업은 ‘정부가 주민을 상대로 행하는 일방적인 소재 공급사업’을 의미한다. 모든 상업조직망은 국유화돼 있고, 가격도 동일제품에 대해 유일가격제를 원칙으로 한다. 상업유통이 국가의 계획과 조직 아래 중앙집권적으로 관리되고 있는 셈이다. 즉 모든 재화의 생산과 분배가 중앙집권적 계획 범위 내에서 대부분 상점망의 형태를 띠고 있는 상업망을 통해 이뤄지고 있다. 상품유통을 통한 개개 주체(상인)의 영리목적 추구로 영위되는 남쪽의 상업활동과는 확연히 다름을 알 수 있다.
상업이 이뤄지는 형태는 소유별로 보면 국영기업소 상호간, 국영기업소와 협동조합간, 국영기업소와 개별노동자간, 협동조합과 개별근로자간으로 나눌 수 있다. 판매자별로 보면 국영상업, 협동단체상업, 시장상업 등으로 구분된다. 이중 종합상점을 중심으로 한 국영상업이 중심역할을 하고 있고, 협동단체 및 시장은 보조 역할을 하고 있다.
남쪽과 마찬가지로 북의 상업유통도 생산물의 성격에 따라 생산재 유통과 소비재 유통으로 나눌 수 있다. 그러나 남쪽과 달리 북의 생산재 유통은 생산재가 국가의 공급계획에 따라 이뤄지고 있기 때문에 기업간 거래만 있다. 소비재 유통은 각 상업기관이 생산기업소에 개별주문 계약에 따라 이루어진다.
북은 원칙적으로 행정지도 기능과 관리기능을 분리해 운영하는 상업체계를 견지하고 있다. 따라서 도매상업과 소매상업에 대한 지도나 관리도 나눠서 한다. 이를 위해 북은 내각에 상업성을 비롯해 도·시·군 인민위원회에 상업행정부서를 두고 있다.
상업망에는 도매상업망, 소매상업망, 사회급양망 등으로 나눠지고 이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것이 도·소매상업망이다.
도매상업망은 중앙에서, 소매상업망은 지방에서 관리한다. 도매업은 생산과 소비를 연결시키는 중간적 기능을 수행하고 있고, 생산업소로부터 상품을 공급받아 계획에 따라 소매업소에 상품을 공급한다. 도매업의 종류에는 중앙에 개설되는 중앙도매업과 각 도에 개설되는 도도매소 이외에 1~2개 시·군의 상품 공급을 관할하고 있는 지구도매소, 신발도매소, 육류도매소, 수산물도매소 및 농산물도매소 등이 있다.
소매업은 상업의 기본단위로 주민들에게 직접 상품을 공급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특이한 점은 일정부분 주민들로부터 직접 연간, 분기별, 월별로 품목별로 주문을 접수해 접수된 데에 따라 적절한 상품을 도매업소로부터 공급받아 분배한다는 점이다. 소매상은 규모에 따라 상점, 매점, 매대 등으로, 취급품종에 따라 전문상점과 비전문상점으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어류, 채소, 일용품, 의류 등의 품종별로 나눠져 있다. 그 밖에도 여러 상품을 종합 진열, 판매하는 종합상점도 있다. 특히 도시에서 이와 같은 기능을 하는 소매상으로 백화점을 들 수 있다. 북의 백화점은 평양시에 평양제1백화점·동평양백화점·낙원백화점·광복백화점,·평양수산물백화점 등이 있으며, 개성·남포·신의주·청진·원산 등 지방의 큰 도시에는 1~3개씩 있다.
백화점은 보통 하루에 10시부터 8시간 영업을 하고 지역별로 일주일에 하루를 휴일로 정해 쉰다. 평양시 대성구역에 있는 대성백화점은 늦은 시간에 백화점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별도로 야간 매장을 설치해 밤 10시까지 운영하기도 한다. 평양시에 있는 백화점들은 백화점마다 영업방식이 다른데 대부분의 백화점에서는 북에서 생산된 물품과 수입상품을 함께 판매하고 있지만 낙원백화점은 외제 수입상품과 수출상품을 중심으로 팔면서 판매대금을 외화로 받는다.
생산공장이나 사업소 또는 조합별로는 소매상 구실을 하는 직매점이 있으며 농촌의 리 단위에는 국영상점이 소매상의 역할을 한다. 그 밖에도 주문판매나 이동판매와 같은 특수 소매판매조직이 있다.
북은 상업망의 합리적인 배치를 위해 일부 도시에만 편중돼 있던 창고, 수송수단 등을 노동자지구, 농촌에도 배치토록 했다. 그리고 공업품상점과 식료품상점, 종합상점과 전문상점, 직장상점 등 상업망을 다양화시키는 한편, 농촌지역에는 작은 규모의 고정매점과 이동매대(이동상점)를 배치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예를 들어 평양에서 평안남도 남포시나, 황해북도 신천으로 가다 보면 주변의 농촌마을로 가는 입구에는 예외없이 고정매점이나 이동매대가 설치돼 청량음료, 과자, 담배 등을 팔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고려호텔 옆 ‘네거리상점’, 항상 손님으로 북적

현재 북 국영 소매 상업망조직의 기본 형태인 종합상점은 “식료품과 공산품을 모두 취급하거나 몇 개의 식료품 분점 또는 공산품 분점만을 각기 따로 두고 해당 상점들을 종합적으로 관리하는 독립채산제 상점”을 말한다. 남쪽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잡화점과 유사하다.
종합상점은 식료품과 공업품을 모두 취급하되 그 규모가 비교적 작은 혼합상점 형태 또는 판매원 작업장이 상품별로 전문화되어 있는 규모가 큰 형태, 그리고 식료품 분점이나 공산품 분점만을 가지고 있는 식료품종합상점과 공산품종합상점 등 다양한 형태가 있다. 남쪽 방문객들이 자주 묵는 고려호텔 옆 사거리에 있는 ‘네거리상점’의 경우 음료수, 과자 등 잡화류를 파는 곳으로 항상 손님으로 붐빈다.
종합상점은 1958년 초 김일성 주석이 소매상점을 종합상점 체계로 개편하라는 지시에 따라 만들어지기 시작해 그해 상반기에 북 전역에서 완료됐다.
직매점은 생산기관, 기업소가 생산물의 일부를 직접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상점이다. 직매점이 일반상점과 구별되는 특징은 도매를 거치지 않은 생산물이 주민들에게 직접 판매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상품 유통기간을 줄이고 유통비를 절약하면서 주민들에게 빠르게 상품을 공급할 수 있다. 지역별로는 도시의 각 구역, 지방 군마다 구역·군 직매점이 있고, 동·리마다 직매분소가 설치돼 있다. 운영주체별로 보면 직매점에는 내각의 성(남쪽의 행정부에 해당)들이 직접 운영하는 것과 지방 각 도에서 운영하는 것, 국영농·목장, 협동농장 등이 조직운영하는 것 등이 있다. 직매점은 주로 전기자재, 화학제품, 공업용 부속품 등을 판매하며 국영상점망을 통한 상품공급체계를 보충하는 보조적 역할을 수행하고, 생산기관과 기업소에 일정하게 수익을 보장해 생산을 정상화하는데도 일정한 기여를 하고 있다. 북의 각 도·시·군에는 지방의 특성에 맞는 가내작업반과 부업반을 조직해 갖가지 소비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이렇게 생산된 숟가락, 젓가락, 밥상, 거울, 장갑, 옷장 등 다양한 생활용품도 직매점을 통해 판매된다.
생활비와 상품가격을 조정한 2002년 7월 ‘7·1경제관리개선조치’ 이후 평양의 국영상점과 직매점들을 찾는 손님들이 크게 늘었다. 식량을 제외한 기초생필품의 국가 배급제가 폐지돼 개인이 필요한 만큼 구입하는 방식으로 변화됐기 때문이다.
도심거리나 유원지 등지에서 볼 수 있는 야외매대(간이판매점)의 경우 평양시에만 수백 개가 운영되고 있으며, 매대가 늘면서 수익을 더 올리기 위한 판매경쟁도 뜨겁다. 이 매대들은 평양시 인민위원회 사회급양관리국 소속 상점과 식당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여름철에는 주로 청량음료와 아이스크림이 가장 인기가 높고, 겨울에는 빵, 지짐, 군고구마와 군밤 등이 많이 팔린다. 평양 락랑구역 통일거리에 생기기 시작한 군밤· 군고구마 매대는 평양 전역으로 퍼져 상점, 식당들에서 운영하는 것이 150여 개에 이른다. 군고구마는 1㎏에 50원(북의 노동자 평균월급은 2000원 정도, 1달러당 현재 환율은 140원), 군밤은 100g에 35원 정도.
보통문과 고려호텔을 잇는 창광거리의 경우 2002년에는 창광봉사관리국이 운영하는 6개의 매대가 전부였으나 2003년에는 이곳의 식당들이 매대를 하나둘씩 개설하기 시작해 16개로 늘었다.
한마디로 북의 상업활동은 상품의 공급에 주목적이 있다. 따라서 상점, 직매점, 백화점 등은 주민들에게 상품을 공급하는 직접 통로인 셈이다. 북은 상업망을 통한 생활공급에 대해 “소비제품의 생산계획을 인민들의 수요와 일치시키며 상품공급에서 사회적 노동을 절약하면서도 봉사성을 높여 근로자들의 수요에 맞는 상품을 원만히 공급할 수 있게 하는 가장 인민적인 상품공급제도”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1990년대 ‘고난의 행군’시절 북의 상품공급은 수요에 비해 절대적으로 부족했고, 지금도 해소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평양은 덜한 편이지만 개성, 사리원 등 지방 도시에 가면 문 닫은 상점을 볼 수 있는 것도 공급부족 때문이다. 이런 상황을 단기간에 타개하고 해외자본의 유치를 위해 ‘개인 위탁상점’을 허용하는 쪽으로 북 당국의 방침이 변화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고려호텔의 판매점 종업원들이 배달차에서 물건을 내리고 있다.
지난해 9월 말 고려호텔 앞 사거리에 있는 야외매대의 모습. 주민들이 퇴기(퇴김), 꿀빵, 에스키모(아이스크림) 등을 사고 있다.
오후 3시가 되자 창광거리에 있는 상점, 식당의 종업원들이 일제히 거리에 나와 건강체조를 하고 있다.




저자소개
정창현(40) 씨는 서울대 국사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하고 현재 중앙일보 통일문화연구소 기자 및 국민대 겸임교수로 재직중이다. 《인물로 본 북한현대사》 등 여러 저작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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