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ursday, September 20, 2018

베이징 제3차 남북 농업과학 총화 : 네이버 블로그



베이징 제3차 남북 농업과학 총화 : 네이버 블로그

베이징 제3차 남북 농업과학 총화

아영스

2005. 2. 17.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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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협력으로 400만 톤 감자생산 꿈 영근다
베이징 제3차 남북 농업과학 총화





민족21 minjog21@minjog21.com






‘남북 농업과학 심포지엄’이 지난해 12월 15∼17일 남북 학자와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중국 베이징에서 열렸다. 심포지엄에서는 씨감자를 비롯해 채소·과일 생산기술 협력문제를 집중 논의했다.
3일간 진행된 토론회의 이모저모를 소개한다.


글 사진 정창현 | 《중앙일보》 통일문화 연구소 기자




“대홍단농장을 세계적인 씨감자 생산단지로 육성시킵시다. 지금은 꿈이지만 현실 가능한 꿈입니다.”
토론회 마지막날인 17일 서울대 식물생산과학부 박효근 교수가 자신에 찬 목소리로 결론을 내리자 남북의 참가자들 사이에서 자연스럽게 박수가 터져 나왔다.
늦어도 2010년까지 북의 감자생산을 최소 400만 톤, 최대 800만 톤까지 끌어올리자는 남북 학자들의 다짐이었다.











생산협력 토대된 씨감자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사흘간 중국 베이징 스위스호텔 3층 회의실에서는 남북 농업학자들간에 진지한 토론이 진행됐다.
2000년부터 남측 기독교 NGO ‘월드비전’이 추진한 씨감자 분야의 남북협력사업을 ‘총화’하고 과일, 채소(남새) 분야로 협력분야를 넓혀 가는 방안을 모색하는 된 만남이었다.

북측에서는 민족경제협력련합회(민경련) 산하 개선무역총회사 리영호 사장을 단장으로 농업과학원에서 리일섭 농업과학원 대외과학기술교류처장, 강신호 농업생물학연구소장, 리태남(52) 과수학연구소장, 황천규(39) 식물보호학연구소장, 황기성(64) 중앙남새연구소 실장이, 민경련에서 박형권(35) 참사 등 7명이 참석했다.

남측에서는 서울시립대 환경원예학과 이용범 교수를 비롯해 고려대학교 생명산업과학부 박권우 교수, 상지대학교 자원식물학과 임상철 교수, 농업진흥청에서 함영일 박사, 김숭열 박사, 원예연구소의 목일진, 이순원 박사, 월드비전에서 박종삼 회장, 박창빈 수석사업자문 등 25명이 참석했고, 해외에서 호주에 거주하며 월드비전 농업기술자문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은각 씨가 참여했다.

15일 회의실에서 만난 남북의 농업전문가들은 반갑게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눴다. 벌써 세 번째 회의라 그런지 분위기가 여느 남북의 만남과 사뭇 다르다. 2001년 베이징, 2002년 평양에서의 두 차례 만남이 이처럼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만든 듯했다.

농업과학원 리일섭 대외과학기술교류처장은 “2000년 3월 북측의 농업과학원과 남측의 월드비전이 공동으로 감자종자생산기술에 관한 사업을 시작한 이래 짧은 기간에 평양 등 5개 지역에 씨감자생산사업장이 만들어졌다”라며 “지금까지의 성과를 토대로 과수·남새(채소)부분의 협력사업으로 이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어 농업생물학연구소 강신호 소장은 “5개의 씨감자 생산사업장을 가동해 연간 1000만 알 이상의 씨감자를 생산할 수 있게 됐다”며 그동안의 씨감자 생산에서 이룩된 성과를 발표했다.

이렇게 생산된 씨감자를 단계적으로 일반 농가에 보급, 2006년까지 20만 정보의 면적에 감자를 재배해 연간 400∼800만 톤을 생산, 주식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이 북의 구상이다.

남측 학자들은 주로 작물의 생산관리, 병해충방지, 종자 개량 등 주로 기술적인 문제에 대해 발표했다. 농업진흥청 함영일 기술자문위원은 “감자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서는 무(無)바이러스 씨감자를 생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며 “씨감자의 바이러스 감염 여부를 신속하게 검사하기 위해 남북의 협동적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산확대 시설과 기술 관심보인 북측


발표 과정에서 북측은 내수 자급용 생산확대 시설과 기술에 관심을 보였고, 남측은 해외수출 중심의 시설과 기술에 관심을 보였다.
남쪽의 학자들은 주로 북의 농업기구, 연구기관 등에 관심을 보여 북의 중앙에서 지방으로 이어지는 종자생산 보급체계에 대해 질문을 하기도 했다.

토론회 중간의 휴식시간, 점심·저녁 시간 때면 남북의 전문가들은 감자, 과수, 채소 등 분야별로 모여 남북의 협력방안을 주고받았다.

농업진흥청 대구사과연구소 이순원 소장은 “남북간 과수 재배기술 협력이 중요하다. 개량된 종자라도 기후조건 때문에 반드시 시범재배가 필요하고, 시범단지에서 공동경작도 가능하다”고 말하자, 북의 리태남 소장이 “실제 연구된 종자나 재배기술을 현실에 접목하는데 큰 문제점이 있다. 앞으로 남북이 협력해 해결해 나가자”라고 호응했다.

처음 씨감자 사업이 시작되고 이번 토론회가 열리기까지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김은각 자문관은 “힘들었다. 처음엔 북측 사람들이 답답하기 짝이 없었다. 북측 사람도 우리를 못 믿고 남측에서도 우리를 헐뜯는 사람이 있었다. 그러나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은 덮어두고 이해할 수 있는 부분만이라도 넓혀가자고 생각했다”라고 전한다.
그러나 한번 남북이 마음을 열자 하나 둘씩 장애물이 걷히기 시작했다고 한다.

북이 감자생산에 주력하기 시작한 것은 1998년이다. 농업과학원의 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고산지대가 많고 일조량이 적은 북의 지역적 특성을 감안할 때 옥수수보다는 감자를 생산하는 게 낫다”는 지시를 내렸다고 한다.
그는 “북의 감자생산량은 4만 정보에서 연간 40만 톤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면서 “이는 좋은 감자의 씨눈을 잘라 심는 방법으로는 1정보당 10톤을 생산하기도 버거웠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북은 감자생산량을 2배 이상 늘리기 위해서 배추나 무씨처럼 심을 수 있는 씨감자를 수입할 것을 검토했으나, 경제사정상 이를 포기했다. 씨감자의 국제시장 가격이 20kg당 10달러여서 북의 감자 경작지인 20만 정보에 심으려면 매년 1억 5000만 달러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2000년 월드비전이 북측에 수경재배 방법으로 씨감자를 생산하자는 안을 제의했고, 북이 이를 수락했다. 이에 따라 이미 북의 만경대와 두루섬의 협동농장에서 대규모 수경재배 농장을 세운 경험이 있는 월드비전의 김은각 농업자문관과 서울시립대의 이용범·이부일 교수, 농촌진흥청의 함영일 박사 등이 팀을 이뤄 정기적으로 북을 방문해 기술조언을 해주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 평양의 농업과학원을 비롯한 5개 지역에 씨감자 생산을 위한 수경재배실이 만들어졌다.

북은 이곳에서 나오는 씨감자를 내년부터 2006년까지 모두 20만 정보의 감자재배 지역에 뿌릴 예정이다. 그렇게 되면 1정보당 20톤(북의 목표는 40톤)으로 생산량이 늘어 400만 톤 이상 생산이 가능하게 된다.

남쪽 학자들은 2010년이면 매년 400만 톤 이상의 감자를 안정적으로 생산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3년이 지난 시점에서 강신호 소장은 “지금같은 속도라면 전국 5개 씨감자 생산공장에서 내수에 필요한 양은 물론 머지않아 수출까지 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2003년 12월 15일 베이징 스위트호텔 3층 회의실에서 첫날 토론회를 마친 후 남북의 참가자들이 기념촬영을 했다.








“민족 앞에 할 일을 해나가자”


북의 농업과학자들이 씨감자 사업을 각별히 여기는 이유는 남북경제협력 사업의 모범적인 사례로 생각하기 때문이다. 남측의 일방적인 지원이 아니라, 남측의 기자재와 기술, 북의 땀과 노력이 함께 어우러진 구체적인 결실로 씨감자가 성공적으로 생산되고 있는 것이다.
북이 또 하나 자랑스럽게 여기는 부분은 선진국도 10∼20년이 걸린 바이러스 없는 씨감자 생산과정을 단 5∼6년 만에 이뤄내고 있는 점이다.

매일 6∼7시간, 3일간의 마라톤 토론 중 북의 농업학자들은 남쪽의 발표를 꼼꼼히 메모하며 북 농업이 처한 현실을 비교적 솔직하게 털어놓고 상호 기술적 협력 방안을 제시했다.

특히 남북의 농업전문가들은 남북의 농업기술 교류와 연구, 농업전문가들의 방북 기술지도 등을 위해 이 같은 형태의 심포지엄(총화)이 계속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가장 연장자이면서 ‘김일성 훈장’을 받은 황기성 실장은 “남북이 공동연구를 진행해 씨감자·남새연구에서 꽃을 피우고 있는데, 앞으로도 계속 협력해 우리 기술이 세계적 수준에 도달하도록 노력하자”고 즉석에서 제안해 박수를 받았다.

3일간의 짧은 만남이 성과적으로 끝났다. 다시 다음을 기약해야 하는 시간이다.
남북의 참석자들은 17일 저녁 북이 운영하는 모란봉식당에서 흥겨운 작별의 만찬시간을 가졌다. 리일섭 처장은 “언제나 만나면 반갑고 헤어지면 아쉬운 것이 우리의 마음이다.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나누는 것은 기쁜 일이다. 이런 의미의 사업을 더 발전시키고 개발하는 것으로 민족 앞에 할 일을 해 나가자”라며 헤어짐의 아쉬움을 토로했다.

서울시립대 환경원예학과 이용범 교수는 “토론 과정에서 북쪽 농업의 부족한 점, 기술지원 대상 분야를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북 식량난 해결 방향을 함께 모색하고, 남북기술협력을 한 단계 발전시켜 나갈 수 있다는 데 이번 심포지엄의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의 실무를 담당한 월드비전 이주성 과장은 “이제 농업기술 교류는 농업진흥청 등 전문집단이 나서야 할 단계이며, NGO의 역할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며 “앞으로 과수, 채소 분야의 남북협력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대홍단농장을 세계적인 씨감자 생산단지로 육성시키려는 남북 농업학자들의 꿈이 이루어지길 기대해 본다.




토론회 성사 주역 남측 삼두마차
“북 씨감자, 몽고 러시아 등 수출 가능”

2003년 12월 17일 점심시간, 우연히 스위스호텔 1층 식당에서 합석한 월드비전 김은각 농업기술자문관, 박창빈 수석사업자문, 이용범 시립대 교수. 식사를 하면서도 남북 농업분야의 협력사업을 발전시켜 나갈 방안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한다.




왼쪽부터 박창빈 자문관, 이용범 교수, 김은각 자문관.


세 사람이 2000년부터 시작된 남북 씨감자 협력사업과 이번 토론회를 있게 한 주역이라는데 이론이 없다.
박 자문관이 사업을 제안하고, 김 자문관이 북을 내왕하면서 교섭하고, 이 교수가 전문가 그룹으로 돕는 역할분담이 이뤄졌다.

호주에서 수경재배 농장을 운영하던 김 자문관은 1998년부터 지금까지 북을 50여 차례 드나들었다. 한번 방문에 길게는 몇 달씩 짧게는 일주일이나 열흘 남짓이었다.

그가 처음 한 일은 평양의 만경대 협동농장에 수경재배시설을 만들어 주는 것이었다. 균형 있는 영양공급을 위해 신선한 야채공급이 절실하다는 판단에서다. 친구인 박 자문관의 간절한 호소에 마음을 굳혔다고 한다. 그래서 호주에서 대학을 다니던 아들을 휴학시키고 비닐하우스와 수경재배시설 설치기술을 습득케 한 다음에 남쪽에서 가지고 올라간 기자재와 평양에서 6개월 간 씨름하도록 했다. 물론 협동농장 소속원들과 함께 땀을 흘렸다.

“처음에 반신반의하던 만경대 협동농장은 채소생산 온실이 1999년 5월부터 10월에 걸쳐 오이 토마토 참외 호박 등을 260톤이나 생산하고 그 이후 매년 300여 톤 이상을 생산하자, 북측은 두루섬 협동농장에 본격적으로 하나 더 지어줄 것을 요구해왔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재원이 많아서 많이 지어줄 수 있었으면 한다.”

박 자문관은 “남북이 서로 마음을 연 것도 대단하다”며 앞으로의 구상을 펼쳤다.

“북에서 생산된 씨감자를 몽골에 수출하는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약 2만 달러 정도의 가격이다. 판매액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남북 농업협력사업 3년 만에 씨감자 수출이 가능한 수준에 도달한 협력의 성과에 주목해야 한다. ”

이 교수는 전문가답게 씨감자 생산에 대한 걱정을 토로했다.

“감자생산은 앞으로가 고비다. 망실에서 씨감자 증식과정을 거칠 때 바이러스가 번지지 않도록 북쪽 사람들을 잘 교육시키고 노지 재배에 필요한 비료를 확보해야 한다.”

그러나 세 사람은 한결같이 씨감자 사업의 성공을 확신했다.

“남북의 학자들이 긴밀히 협력하는 만큼 ‘2010년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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