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dnesday, October 3, 2018

美, 종전선언 수용할듯 … 北의 상응조치가 막판 변수 : 네이버 뉴스



美, 종전선언 수용할듯 … 北의 상응조치가 막판 변수 : 네이버 뉴스




美, 종전선언 수용할듯 … 北의 상응조치가 막판 변수
신문A3면 TOP 기사입력 2018-10-03 17:29 최종수정 2018-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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폼페이오, 7일 김정은 면담
도쿄~평양~서울 거쳐
베이징까지 방문 이례적
핵시설 폐기·사찰단 수용
획기 조치땐 빅딜 급물살

◆ 폼페이오 7일 訪北 ◆

미국이 지난 2일(현지시간)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 계획을 발표한 것은 미·북이 나눠 가질 '성과'에 대한 사전 교감이 이뤄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 측이 앞선 폼페이오 장관의 세 차례 방북 때와 달리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면담 일정까지 예고한 것을 감안하면 이러한 전망에 더욱 힘이 실린다.

미·북은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을 통해 종선선언 채택과 실질적 비핵화 조치의 초기적인 '맞교환'에 합의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폼페이오 장관이 7일 방북 일정을 전후로 한국·중국·일본도 방문한다고 밝힌 것은 종전선언과 관련한 실무적 문제를 마무리 짓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폼페이오 장관이 도쿄→평양→서울을 거쳐 8일 베이징을 방문하는 것도 과거 방북 때와는 달라진 스케줄이다. 미·중 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폼페이오 장관이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중국의 종전선언 참여 여부와 대북제재 문제 등을 논의하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 가능하다. 이번 방북이 당일치기로 이뤄지는 것 역시 양측이 이미 상당히 사전 입장을 조율했다는 방증이다. 헤더 나워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이 어떤 조치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대화는 올바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우리가 북한행 비행기를 타고 대화를 지속할 만큼 자신감을 느낀다"고 답변했다.

이와 관련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물론 미국 측 관료들도 북측의 비핵화 의지를 상당 부분 확인한 만큼, 북측 입장을 이해하는 측면에서 (고위급) 실무 접촉이 이뤄지고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양 교수는 "폼페이오 장관이 방북 직후 곧바로 한국을 방문한다는 것은 비핵화와 체제 보장에 대한 (미·북 간) 로드맵이 대부분 접점을 찾은 것이 아닌가 싶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현재로서는 미·북이 폼페이오 장관 방북길에 종전선언에 대해 구체적으로 협의하는 한편 각자가 원하는 '+α'를 최대한 관철하기 위한 조율을 거칠 것으로 전망된다.

종전선언 채택 문제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뉴욕 유엔총회를 계기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공개적으로 '한미 간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힌 만큼 미·북 간 합의 타결에도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향후 남북, 미·북정상회담과 종전선언 채택 시기에 핵심 요인이 될 '+α'는 김 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 간 담판을 통해 조율될 여지가 남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영변 핵시설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폐기·검증에 대해 얼마나 내실 있는 합의를 이루느냐다.

이와 관련해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달 23일 폭스뉴스에 출연해 "우리는 특정한 시설, 특정한 무기 시스템에 관해 이야기해왔다. 이러한 대화가 진행 중이고, 우리는 이 세계를 위한 결과를 내놓을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상 물밑에서 북측에 영변 핵시설에 대한 폐기와 검증은 물론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ICBM 폐기를 함께 요구했음을 시사한 것이다. 이에 반해 북측은 앞서 자신들이 취했던 풍계리 핵시설과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 폐기에 대한 상응 조치로 종전선언 외에 제재 완화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있어 '빅딜' 성사 여부가 더욱 주목된다.

이 과정에서 북측이 미국 측이 원하는 영변 핵시설에 대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 복귀와 원활한 검증·폐기에 동의한다면 미·북정상회담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 교수는 "폼페이오 장관이 전달할 친서에는 북·미정상회담 날짜와 장소에 대한 미국 측 입장이 담길 것"이라며 "정상들이 각자 국내외 문제로 바쁜 만큼 효율성을 우선해 서울이나 판문점에서 북·미, 남북, 남·북·미·중 정상회담이 연쇄적으로 열리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전망했다.

북측이 영변 핵시설 검증에 대한 범위와 방식 등 '강도'에 있어 부담을 느끼고 ICBM 부분 폐기 카드 등으로 미국을 단기적으로 달랠 절충안을 고려할 수도 있다.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은 "북측이 (영변 핵시설 등에 대한) 신고·사찰에 대한 부담을 덜기 위해 ICBM 처리 문제에 다소 유연한 입장을 미국 측에 전달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앞서 폼페이오 장관이 '북측과 특정 시설, 무기 시스템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밝힌 것을 감안하면 미국 측이 직접적인 장기적 이슈인 핵시설 검증보다 중간선거에 바로 활용할 수 있는 카드인 ICBM 부분 폐기에 긍정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다만 신 센터장은 "만일 북측이 전격적으로 미국 측이 원하는 수준의 영변 핵시설 '검증'에 동의한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 직전에라도 김 위원장과 정상회담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미·북이 이번 평양 고위급 협의로 종전선언 채택을 합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도 제기된다. 종전선언이 비록 정치적 성격이 짙다고는 하나 미국 측에서는 여전히 미·북 정상이 참여하는 최고 수준의 정치적 세리머니를 펼치기에는 실질적 비핵화 성과가 미흡하다는 것이다.

김현욱 국립외교원 교수는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유엔총회에서 연설한 내용을 살펴보면 종전선언이 아직 힘들어 부분적 제재 면제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일단 미국 측이 북측에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합의된 금강산·개성공단 재가동 등에 대한 제재 예외를 인정해주고, 그에 대한 대가로 영변 핵시설 폐기 정도를 받는 정도로 (폼페이오 장관 방북이) 마무리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 = 신헌철 특파원 / 서울 = 김성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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